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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A to Z/심혈관 질환

심장 판막 질환, 제대로 알고 관리하면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by healthybodyproject 2025. 5. 3.

 

 

우리 심장에는 4개의 판막(승모판, 대동맥판, 삼첨판, 폐동맥판)이 존재하며, 이들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심장 판막 질환(Heart Valve Disease)'은 이러한 판막이 손상되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판막이 좁아져 혈액 흐름을 막는 '협착(Stenosis)'과 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폐쇄부전(Regurgitation)'의 두 가지 주요 형태로 나타나며, 심장 기능 저하 및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장 판막 질환은 선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고, 후천적인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통해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심장 속 문지기의 고장, 혈액 흐름 이상을 초래하는 심장 판막 질환이란 무엇인가?

심장 판막은 심방과 심실 사이, 심실과 대혈관 사이에 위치하여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돕는 문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판막들은 심장 박동에 맞춰 열리고 닫히면서 혈액이 효율적으로 순환하도록 조절합니다. 심장 판막 질환은 이러한 판막의 구조나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액 흐름에 장애가 발생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 협착(Stenosis): 판막이 두꺼워지거나 굳어져 제대로 열리지 못해 혈액이 좁아진 통로를 통과해야 하므로 심장이 더 많은 힘을 들여 혈액을 펌프질해야 합니다.
  • 폐쇄부전(Regurgitation 또는 Insufficiency): 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현상입니다. 심장이 효율적으로 혈액을 펌프질하지 못하게 되어 심장에 부담을 주고, 폐에 혈액이 정체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장 판막 질환은 하나 이상의 판막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으며, 협착과 폐쇄부전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2. 심장 판막에 이상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

심장 판막 질환의 원인은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선천적 원인: 태어날 때부터 판막의 구조에 이상이 있는 경우입니다. 가장 흔한 선천성 판막 질환은 이엽성 대동맥 판막(대동맥 판막이 정상적인 3개의 엽 대신 2개의 엽으로 이루어진 경우)입니다.
  • 후천적 원인:
    • 류마티스열: 과거에 류마티스열을 앓았던 경우 심장 판막이 손상되어 판막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승모판 협착의 주요 원인입니다.
    • 퇴행성 변화: 나이가 들면서 판막 조직이 두꺼워지거나 칼슘이 침착되어 협착이나 폐쇄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동맥판 협착의 흔한 원인입니다.
    • 감염성 심내막염: 심장 내막이나 판막에 세균, 곰팡이 등이 감염되어 판막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 관상동맥 질환: 심근경색 등으로 인해 심장 근육이 손상되면 판막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능성 승모판 폐쇄부전 등).
    • 확장성 심근병증: 심실이 확장되면 판막륜(판막이 붙어 있는 고리 모양의 조직)도 늘어나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폐쇄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대동맥 질환: 대동맥 확장 등으로 인해 대동맥 판막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약물 및 방사선 치료: 드물게 특정 약물이나 흉부 방사선 치료가 판막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숨 가쁨부터 흉통까지, 심장 판막 질환의 특징적인 증상

심장 판막 질환의 증상은 손상된 판막의 종류와 정도, 그리고 심장이 얼마나 오랫동안 기능 이상에 적응해 왔는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호흡 곤란 (Dyspnea): 초기에는 운동 시에만 나타나지만, 진행되면 휴식 시에도 숨이 차거나 밤에 발작적으로 숨이 차는 야간성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폐에 혈액이 정체되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 피로감 (Fatigue): 심장이 효율적으로 혈액을 펌프질하지 못해 전신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져 쉽게 지치고 기력이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부종 (Edema): 다리, 발목, 발 등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부전이 진행되면 복수나 전신 부종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가슴 통증 (Chest Pain): 협착이 심하거나 심장에 부담이 증가하면 흉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협심증과 유사한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 두근거림 (Palpitation):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빠르게 뛰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는 판막 질환으로 인한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어지럼증 및 실신 (Dizziness and Syncope):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거나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지럽거나 실신할 수 있습니다.
  • 심잡음 (Heart Murmur): 청진 시 심장에서 비정상적인 소리가 들릴 수 있습니다. 심잡음은 판막 질환의 중요한 진단 단서가 됩니다.

심장 판막 질환의 증상은 서서히 진행될 수도 있고,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간과하지 않고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심장의 소리를 듣고 구조를 살피는 정밀 진단

심장 판막 질환 진단은 환자의 증상, 병력 청취, 신체 검진(특히 심장 청진)과 함께 다양한 심장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 환자의 증상, 과거 류마티스열 병력, 선천성 심장 질환 여부, 복용 약물 등을 자세히 파악하고, 심장 청진을 통해 심잡음의 유무, 강도, 시기, 방사 부위 등을 확인합니다.
  • 심전도 (Electrocardiogram, ECG):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여 심방세동, 심실 비대 등 판막 질환으로 인한 심장 변화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흉부 X선 검사 (Chest X-ray): 심장 크기 증가, 폐부종 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심장 초음파 (Echocardiogram): 심장 판막의 구조와 기능, 혈액 흐름의 속도와 방향, 심실의 크기와 기능 등을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판막 협착의 정도, 폐쇄부전의 정도, 심장 내부 압력 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경흉부 심초음파(TTE)가 기본적인 검사이며, 필요에 따라 경식도 심초음파(TEE)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 운동 부하 검사 (Exercise Stress Test): 운동 중 심전도 변화, 혈압 변화,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하여 판막 질환의 심각도를 평가하고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심장 MRI (Cardiac Magnetic Resonance Imaging): 심장 구조 및 기능, 혈류 등을 자세하게 평가하며, 특히 판막 질환의 원인 감별이나 수술 계획 수립에 유용할 수 있습니다.
  • 심혈관 조영술 (Cardiac Catheterization): 심장 내부 압력을 직접 측정하고 관상동맥 질환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할 수 있습니다. 주로 수술 전 평가 과정에서 고려됩니다.

 

5. 손상된 판막을 복구하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최신 치료법

심장 판막 질환의 치료 목표는 증상 완화, 심장 기능 유지 및 개선, 합병증 예방, 그리고 삶의 질 향상입니다. 치료 방법은 손상된 판막의 종류와 정도,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 약물 치료: 심부전 치료제(이뇨제, ACE 억제제, 베타 차단제 등), 부정맥 치료제, 혈전 예방제 등을 사용하여 증상을 완화하고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며 합병증을 예방합니다. 약물 치료는 판막 자체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증상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판막 성형술 (Valve Repair): 환자 자신의 판막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손상된 부위를 교정하거나 넓혀 기능을 회복시키는 수술입니다. 특히 승모판 폐쇄부전의 경우 판막 성형술이 판막 치환술보다 장기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판막 치환술 (Valve Replacement): 손상 정도가 심하여 판막 성형술이 불가능한 경우, 손상된 판막을 인공 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입니다. 인공 판막에는 기계 판막과 생체 판막의 두 종류가 있으며, 각각 장단점이 있어 환자의 나이, 활동 정도, 혈전 위험도 등을 고려하여 선택합니다. 기계 판막은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평생 항응고제 복용이 필요하며, 생체 판막은 항응고제 복용 기간이 짧거나 필요 없지만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 경피적 판막 시술 (Percutaneous Valve Intervention): 수술적 위험이 높은 고령이나 중증 환자의 경우, 가슴을 열지 않고 혈관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하여 판막을 치료하는 minimally invasive 시술입니다. 경피적 대동맥판 삽입술(TAVI)과 경피적 승모판 클립 시술(MitraClip) 등이 대표적입니다.

치료 방법은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심장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 후 결정해야 합니다.

 

6. 건강한 심장을 위한 꾸준한 관리

심장 판막 질환 환자는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합니다.

  • 정기적인 진료 및 검사: 담당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심장 초음파, 심전도 등의 검사를 통해 판막 기능 및 심장 상태를 평가해야 합니다.
  • 약물 복용: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고, 임의로 중단하거나 용량을 변경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기계 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는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하며,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약물 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 감염 예방: 치과 치료나 수술 전후 감염성 심내막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할 수 있습니다.
  •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 저염식, 적절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심장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 금연, 절주 등을 통해 심장에 부담을 줄이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증상 변화에 주의: 호흡 곤란, 흉통, 부종, 두근거림 등 새로운 증상이나 기존 증상의 악화가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립니다.
  • 응급 상황 대비: 응급 상황 발생 시 대처 방법을 미리 숙지하고, 필요한 경우 응급 연락망을 준비해 둡니다.

 

심장 판막 질환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통해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의료진과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