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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A to Z/신장 질환

콩팥에 물혹이 가득한 유전병? 다낭 콩팥 질환, 당신의 콩팥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by healthybodyproject 2025. 6. 1.

혹시 가족 중에 만성 콩팥병이나 투석을 받는 분이 있거나, 이유 없는 옆구리 통증, 혈뇨, 고혈압 증상을 겪고 있다면 단순히 우연이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몸의 혈액을 깨끗하게 걸러내는 중요한 장기인 '콩팥(신장)'에 수많은 물혹(낭종)이 생겨 콩팥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다낭 콩팥 질환(Autosomal Dominant Polycystic Kidney Disease, ADPKD)'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낭 콩팥 질환은 유전성 질환으로, 양쪽 콩팥에 크고 작은 물혹들이 무수히 생겨 콩팥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고, 결국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되어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관리한다면 콩팥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콩팥 외 다른 장기에도 물혹이 생기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전반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1. 콩팥을 뒤덮는 물혹: 다낭 콩팥 질환(ADPKD)이란 무엇인가?

**다낭 콩팥 질환(ADPKD)**은 양쪽 콩팥에 수많은 **물혹(낭종, Cyst)**이 생겨 콩팥의 크기를 비정상적으로 커지게 하고, 점차 콩팥의 정상적인 조직을 파괴하여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유전성 질환입니다. 'ADPKD'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 콩팥 질환(Autosomal Dominant Polycystic Kidney Disease)의 약자로, 부모 중 한 명만 질환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는 우성 유전 질환임을 의미합니다.

  • 주요 특징:
    • 다수의 낭종: 콩팥에 수십 개에서 수백 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물혹들이 생겨 콩팥의 정상적인 기능을 침범합니다.
    • 진행성 질환: 낭종의 개수와 크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증가하여 콩팥 기능이 악화되고, 결국 말기 신부전(콩팥 기능이 10% 미만으로 저하되어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한 상태)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전신 질환: 콩팥 외에도 간, 췌장, 비장 등 다른 장기에도 낭종이 생길 수 있으며, 뇌동맥류, 심장 판막 이상 등 전신적인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2. 유전자가 일으키는 질병: 다낭 콩팥 질환(ADPKD)의 원인

다낭 콩팥 질환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합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다낭 콩팥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입니다.

  • 1. 유전적 원인:
    • PKD1 유전자 변이: 전체 ADPKD 환자의 약 85%를 차지하며, 질병의 진행 속도가 더 빠르고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 PKD2 유전자 변이: 전체 ADPKD 환자의 약 15%를 차지하며, PKD1 변이에 비해 질병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이 두 유전자 변이는 콩팥 세포의 성장과 분화, 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폴리시스틴-1, 폴리시스틴-2)의 생산에 이상을 초래하여 낭종 형성을 유발합니다.
  • 2. 자발적인 돌연변이:
    • 약 5~10%의 환자에서는 가족력이 없이 자발적인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3. 옆구리 통증, 고혈압, 혈뇨: 다낭 콩팥 질환(ADPKD)의 특징적인 증상

다낭 콩팥 질환은 낭종이 점차 커지고 늘어나면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합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미미하여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질병이 진행될수록 콩팥 기능 저하와 관련된 증상 및 합병증이 나타납니다.

  • 1. 옆구리/복부 통증:
    • 콩팥이 커지면서 주변 장기를 압박하거나, 낭종이 파열되거나 출혈이 생길 때, 또는 낭종에 감염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통증입니다. 둔한 통증부터 극심한 통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 2. 고혈압:
    • 가장 흔하고 중요한 합병증 중 하나입니다. 콩팥의 혈액 흐름이 방해받으면서 혈압을 조절하는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며, 질병 초기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은 콩팥 기능 저하를 가속화시키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 3. 혈뇨 (Hematuria):
    • 낭종 내부 출혈이나 요로결석으로 인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옵니다. 육안으로 확인되는 선홍색 피가 나오거나, 현미경으로만 확인되는 미세 혈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4. 복부 팽만 및 촉진되는 덩어리:
    • 콩팥이 커지면서 배가 불러오고, 심한 경우 복부 진찰 시 콩팥이 덩어리처럼 만져질 수 있습니다.
  • 5. 요로 감염 및 낭종 감염:
    • 소변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거나 낭종 내부에 세균이 침투하여 요로 감염(방광염, 신우신염)이나 낭종 감염(낭종 내 농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발열, 오한, 옆구리 통증이 동반됩니다.
  • 6. 콩팥 기능 저하 증상 (말기 신부전 진행 시):
    • 콩팥 기능이 점차 저하되면서 몸속 노폐물이 쌓여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 만성 피로, 식욕 부진, 메스꺼움, 구토, 가려움증, 빈혈, 부종(손발이나 얼굴이 붓는 증상), 소변량 감소 등이 나타나며, 결국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7. 다른 장기의 낭종 및 합병증:
    • 간 낭종: 콩팥 낭종 다음으로 흔하게 나타나며, 대개 무증상이지만 크기가 커지면 복부 불편감,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뇌동맥류: 뇌혈관에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동맥류가 발생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습니다. 파열 시 뇌출혈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 심장 판막 이상: 주로 승모판 탈출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요로결석: 낭종으로 인해 소변의 흐름이 바뀌어 요로결석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 췌장 낭종, 비장 낭종: 드물게 다른 장기에도 낭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4. 유전자 검사와 영상 진단: 다낭 콩팥 질환(ADPKD) 진단 과정

다낭 콩팥 질환은 특징적인 가족력과 임상 증상, 그리고 영상 검사를 통해 콩팥 낭종을 확인하여 진단합니다. 유전자 검사는 확진 및 질병의 진행 속도 예측에 도움을 줍니다.

  • 1. 자세한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
    • 가족력(부모, 형제자매, 자녀 중 콩팥 질환, 투석, 콩팥 이식 환자 여부)을 자세히 확인합니다.
    • 현재 나타나는 증상(통증, 혈뇨, 고혈압 등)을 파악하고, 신체 검진 시 콩팥 비대 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 2. 영상 검사 (진단에 필수적):
    • 복부 초음파:
      • 가장 기본적인 검사이자 1차적으로 시행되는 검사입니다. 양쪽 콩팥에 여러 개의 낭종이 있는 것을 확인하여 진단합니다.
      • 나이에 따른 낭종의 개수 기준이 있어 진단에 활용됩니다 (예: 30세 미만 콩팥 낭종 3개 이상, 30~59세 콩팥 낭종 2개 이상 등).
      • 간 낭종 등 다른 장기 낭종 여부도 확인합니다.
    • 복부 CT (Computed Tomography):
      • 초음파보다 낭종의 개수, 크기, 위치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콩팥의 크기, 낭종으로 인한 콩팥 구조 변화, 낭종 내 출혈이나 감염 여부 등을 평가합니다.
    • 복부 MRI:
      • 낭종의 개수와 부피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질병 진행 속도 예측 및 약물 치료 효과 판정에 유용합니다. CT에 비해 방사선 노출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3. 혈액 검사:
    • 콩팥 기능 검사: 혈액 크레아티닌, 사구체 여과율(eGFR) 등을 통해 콩팥 기능 저하 여부와 정도를 평가합니다.
    • 전해질 검사: 콩팥 기능 저하 시 발생할 수 있는 전해질 불균형을 확인합니다.
  • 4. 소변 검사:
    • 혈뇨, 단백뇨,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 5. 유전자 검사 (확진 및 예측):
    • PKD1 또는 PKD2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여 다낭 콩팥 질환을 확진하고, 질병의 진행 속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가족 구성원의 유전 상담 및 검진에도 활용됩니다.
  • 6. 뇌동맥류 검사:
    •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뇌혈관 MRA(자기공명 혈관 조영술) 등을 통해 뇌동맥류 유무를 확인합니다.

 

5. 콩팥 기능을 보존하고 합병증을 관리: 다낭 콩팥 질환(ADPKD)의 최신 치료 및 관리 전략

다낭 콩팥 질환은 완치법이 없지만, 콩팥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합병증을 관리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

  • 1. 약물 치료:
    • 톨밥탄 (Tolvaptan): 2018년 국내 도입된 톨밥탄은 낭종의 성장을 억제하여 콩팥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유일한 약물입니다. 콩팥 기능 저하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 사용됩니다. 약 복용 시 소변량이 크게 증가하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수적이며, 간 기능 이상 등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 고혈압 관리: 혈압 강하제(특히 RAS 억제제 계열)를 사용하여 혈압을 철저히 조절하는 것이 콩팥 기능 보존에 매우 중요합니다.
    • 통증 관리: 진통제, 낭종 배액술 등을 통해 통증을 완화합니다.
    • 요로 감염 치료: 항생제를 사용하여 감염을 치료합니다.
  • 2. 콩팥 기능 저하 시 관리:
    • 식이 요법: 콩팥 기능 저하 정도에 따라 저염식, 저단백식, 저인식, 저칼륨식 등 맞춤형 식이 요법을 시행하여 콩팥에 부담을 줄이고 노폐물 축적을 막습니다.
    • 빈혈 관리: 콩팥 기능 저하로 인한 빈혈 발생 시 철분제나 조혈제 투여를 고려합니다.
  • 3. 말기 신부전 시 치료:
    • 콩팥 기능이 10% 미만으로 저하된 말기 신부전 상태에 도달하면 투석(혈액 투석 또는 복막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합니다.
    • 콩팥 이식: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 4. 합병증 관리:
    • 뇌동맥류: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동맥류 발생 여부와 크기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이나 코일 색전술 등으로 치료합니다.
    • 간 낭종: 대부분 치료가 필요 없지만, 크기가 커져 증상을 유발하면 낭종 배액술이나 간 절제술 등을 고려합니다.
    • 요로결석: 결석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체외충격파 쇄석술, 요관경 수술 등으로 치료합니다.
    • 낭종 내 출혈/감염: 적절한 진통제, 항생제 투여 및 필요시 낭종 배액술 등을 시행합니다.

 

6. 콩팥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 다낭 콩팥 질환(ADPKD) 예방 및 관리 전략

다낭 콩팥 질환은 유전성 질환이라 예방이 어렵지만,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합니다.

  • 1. 철저한 혈압 관리:
    •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고혈압이 있다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여 혈압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는 것이 콩팥 기능 보존에 가장 중요합니다.
  • 2. 충분한 수분 섭취:
    • 하루 2~3리터 이상의 물을 마셔서 소변량을 늘리고 낭종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단, 콩팥 기능 저하가 심한 경우는 의사와 상의).
  • 3. 건강한 식습관:
    • 저염식: 염분 섭취를 줄여 혈압을 낮추고 콩팥에 부담을 줄입니다. 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 섭취를 자제합니다.
    • 적정 단백질 섭취: 콩팥 기능 저하 정도에 따라 단백질 섭취량을 조절하여 콩팥에 부담을 줄입니다.
    • 과일, 채소 등 균형 잡힌 식사: 콩팥에 좋은 영양분을 섭취합니다. (단,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칼륨이나 인 함량이 높은 식품은 제한할 수 있으니 의사와 상의)
  • 4. 금연 및 절주:
    •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콩팥 기능 저하를 가속화시키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 5. 적정 체중 유지 및 규칙적인 운동:
    • 비만을 예방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콩팥 건강에 좋습니다.
  • 6. 약물 복용 시 주의:
    •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약물(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일부 항생제 등)은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 없이 복용하지 않습니다.
  • 7. 정기적인 검진 및 가족 검진:
    • 다낭 콩팥 질환 환자는 주기적으로 콩팥 기능 검사, 혈압 측정,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 질병의 진행 상태를 확인하고 합병증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에 검진(특히 초음파 검사)을 받아 질환 유무를 확인하고, 유전자 검사 및 유전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낭 콩팥 질환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관리한다면 콩팥 기능 저하를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여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당신과 당신 가족의 콩팥 건강을 위한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