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필터에 생긴 염증, 사구체 신염: 증상, 진단, 치료의 최신 지견

 

 

사구체 신염은 신장의 기본 기능 단위인 사구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군을 통칭합니다. 사구체는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어 소변으로 배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므로, 사구체에 염증이 발생하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다양한 증상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사구체 신염은 급성으로 갑작스럽게 발생하기도 하고, 만성적으로 서서히 진행되기도 하며, 그 원인과 임상 양상 또한 매우 다양합니다. 따라서 사구체 신염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절한 관리 및 치료는 신장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1. 신장의 핵심 필터, 사구체에 발생하는 염증

신장은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장기로,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생성하고, 체내 수분 및 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며, 혈압 조절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신장 기능의 핵심은 바로 네프론이라는 기능 단위에 있으며, 각 신장에는 약 백만 개 이상의 네프론이 존재합니다. 네프론은 사구체와 세뇨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구체는 모세혈관이 뭉쳐진 형태로 혈액을 여과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사구체 신염은 이러한 사구체에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염증 반응이 발생하는 질환군을 의미합니다. 염증으로 인해 사구체의 여과 기능이 손상되면 혈액 속 노폐물이 제대로 걸러지지 못하고, 단백질이나 혈액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등의 이상이 발생합니다. 사구체 신염은 그 원인, 발병 속도, 임상 양상, 예후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분류됩니다.

 

2. 사구체 신염의 다양한 종류: 원인과 병리에 따른 분류

사구체 신염은 발생 원인과 병리 조직학적 소견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습니다. 주요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원발성 사구체 신염: 신장 자체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사구체 신염입니다.
  • IgA 신병증 (Berger's disease): 사구체에 IgA라는 항체가 침착되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원발성 사구체 신염입니다.
  • 미세변화형 신증후군 (Minimal change disease): 사구체의 구조적 변화는 거의 없지만, 신증후군(단백뇨, 저알부민혈증, 부종, 고지혈증)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주로 소아에서 발생합니다.
  • 막성 사구체 신염 (Membranous nephropathy): 사구체 기저막이 두꺼워지는 특징을 보이는 질환으로, 성인 신증후군의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 초점성 분절 사구체 경화증 (Focal segmental glomerulosclerosis, FSGS): 일부 사구체의 특정 부위에 경화(scarring)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신부전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습니다.
  • 막증식성 사구체 신염 (Membranoproliferative glomerulonephritis, MPGN): 사구체 기저막의 두꺼워짐과 사구체 내 세포 증식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 속발성 사구체 신염: 다른 질환이나 전신적인 문제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사구체 신염입니다.
  • 당뇨병성 신증 (Diabetic nephropathy):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사구체 질환으로, 만성 신부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 루푸스 신염 (Lupus nephritis): 전신성 홍반 루푸스라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구체 염증입니다.
  • 고혈압성 신경화증 (Hypertensive nephrosclerosis): 만성적인 고혈압으로 인해 사구체 혈관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 아밀로이드증 (Amyloidosis): 아밀로이드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신장 조직에 침착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 감염 후 사구체 신염 (Post-infectious glomerulonephritis): 연쇄상구균 인두염과 같은 특정 감염 후 발생하는 급성 사구체 신염입니다.

이 외에도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사구체 신염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각 종류에 따라 임상 양상, 치료 방법, 예후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3. 사구체 신염의 다양한 증상: 초기에는 무증상, 진행될수록 뚜렷

사구체 신염의 증상은 염증의 정도, 침범된 사구체의 수, 신장 기능 저하 정도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지만,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혈뇨 (Hematuria):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으로, 육안으로 확인될 수도 있고 현미경 검사에서만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사구체 염증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어 발생합니다.
• 단백뇨 (Proteinuria): 소변에 단백질이 과도하게 배출되는 증상입니다. 정상적으로는 소량의 단백질만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사구체 여과 기능이 손상되면 많은 양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 거품뇨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부종 (Edema): 몸에 수분이 축적되어 붓는 증상으로, 주로 눈 주위, 발목, 다리 등에 나타납니다. 단백뇨로 인한 혈중 알부민 감소와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수분 배출 장애가 원인입니다.
• 고혈압 (Hypertension):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염분 및 수분 축적, 혈압 조절 호르몬 이상 등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 핍뇨 또는 무뇨 (Oliguria or Anuria): 소변량이 감소하거나 거의 나오지 않는 증상으로,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에 나타납니다.
• 피로감 (Fatigue):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노폐물 축적, 빈혈 등으로 인해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식욕 부진 및 소화 불량 (Loss of Appetite and Indigestion):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요독 증상으로 인해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 전신 부종 및 체중 증가 (Generalized Edema and Weight Gain): 심한 경우 전신에 부종이 나타나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급성 사구체 신염의 경우에는 혈뇨, 단백뇨, 부종, 고혈압 등이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으며, 감염 후 사구체 신염의 경우 감기나 인후염과 같은 선행 감염 증상이 나타난 후 1~3주 정도 지나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성 사구체 신염의 경우에는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사구체 신염의 다양한 원인: 면역학적 이상, 감염, 대사 질환 등

사구체 신염의 발생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종류에 따라 특정 원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면역학적 이상: 많은 사구체 신염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항원-항체 복합체가 사구체에 침착되거나, 자가항체에 의해 사구체 조직이 손상되는 등의 면역학적 반응이 염증을 유발합니다. IgA 신병증, 루푸스 신염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 감염: 특정 세균(특히 연쇄상구균), 바이러스, 기생충 감염 후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사구체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감염 후 사구체 신염이 대표적입니다.
• 대사 질환: 당뇨병과 같은 만성 대사 질환은 장기적으로 신장 혈관과 사구체를 손상시켜 당뇨병성 신증을 유발합니다.
• 혈관 질환: 고혈압과 같은 만성 혈관 질환은 신장 혈관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여 사구체를 손상시키고 고혈압성 신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유전적 요인: 일부 사구체 신염은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더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전신 질환: 전신성 홍반 루푸스, 아밀로이드증 등 전신적인 질환의 일부로 사구체 신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원인 불명: 상당수의 사구체 신염은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5. 사구체 신염의 진단: 소변 검사, 혈액 검사, 신장 조직 검사

사구체 신염의 진단은 환자의 증상, 병력, 신체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확진 및 원인 감별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검사들이 필요합니다.

• 소변 검사: 소변에서 혈뇨, 단백뇨, 백혈구, 적혈구 원주 등의 이상 소견을 확인합니다. 24시간 소변 검사를 통해 하루 동안 배출되는 단백질의 양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 혈액 검사: 혈중 크레아티닌, 혈중 요소 질소(BUN) 등을 측정하여 신장 기능을 평가하고, 전해질 불균형, 빈혈, 염증 반응 등을 확인합니다. 또한, 특정 항체 검사(항핵항체, 항사슬알균 용혈소 O 항체 등)를 통해 속발성 사구체 신염의 원인 질환을 감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신장 조직 검사 (신장 생검): 초음파 유도 하에 바늘을 이용하여 신장 조직의 일부를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사구체의 형태학적 변화, 염증 세포 침윤, 면역 물질 침착 등을 확인하여 사구체 신염의 종류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질병의 활성도 및 만성 정도를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 영상 검사: 신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신장의 크기, 모양, 내부 구조 등을 확인하고, 요로계 폐쇄 여부를 감별할 수 있습니다.

진단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사구체 신염의 종류와 심각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합니다.

 

6. 사구체 신염의 치료: 원인 질환 치료, 증상 완화, 신장 기능 보존

사구체 신염의 치료 목표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단백뇨와 고혈압 등의 증상을 완화하고, 신장 기능 저하를 예방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입니다. 치료 방법은 사구체 신염의 종류, 심각도, 환자의 전신 상태 등에 따라 맞춤형으로 결정됩니다.

• 원인 질환 치료: 속발성 사구체 신염의 경우, 원인이 되는 당뇨병, 루푸스, 고혈압 등의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약물 치료:
  • 혈압 조절제: 특히 ACE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는 혈압을 낮출 뿐만 아니라 단백뇨 감소 효과도 있어 사구체 신염 환자에게 널리 사용됩니다.
  • 이뇨제: 부종이 심한 경우 체내 수분 배출을 촉진하여 부종을 완화합니다.
  • 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제: 자가면역 질환과 관련된 사구체 신염의 경우 염증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 항생제: 감염 후 사구체 신염의 경우 원인균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 기타 약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물, 빈혈을 교정하는 약물 등이 필요에 따라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식이 요법:
  • 저염식이: 부종과 고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염분 섭취를 제한합니다.
  • 적절한 단백질 섭취: 단백뇨가 심한 경우 단백질 섭취량을 조절해야 할 수 있지만, 과도한 제한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합니다.
  • 수분 섭취 조절: 신장 기능 저하 정도에 따라 수분 섭취량을 조절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칼륨 및 인 제한: 신장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 혈중 칼륨 및 인 수치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섭취를 제한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생활 습관 관리:
  •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운동은 혈압 조절과 전신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 금연: 흡연은 신장 혈관을 손상시키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 적절한 체중 유지: 비만은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충분한 수면: 충분한 수면은 신장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 신 대체 요법 (신부전 말기): 만성 신부전이 진행되어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 투석(혈액 투석 또는 복막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고려해야 합니다.

사구체 신염은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신장 기능 변화를 확인하고, 치료 계획을 조절하며, 합병증 발생을 예방해야 합니다.

 

7. 사구체 신염의 관리: 꾸준한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의 중요성

사구체 신염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인 경우가 많지만, 적극적인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통해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며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환자 스스로의 노력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 정기적인 진료 및 검사: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소변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신장 기능 변화를 확인해야 합니다.
• 처방된 약물 꾸준히 복용: 혈압 조절제, 이뇨제, 면역억제제 등 처방된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용량을 변경해서는 안 됩니다.
• 식이 요법 철저히 지키기: 저염식, 적절한 단백질 섭취, 수분 섭취 조절 등 식이 요법을 꾸준히 실천해야 합니다.
•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적정 체중 유지, 충분한 수면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감염 예방: 감염은 사구체 신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감염 예방에 힘써야 합니다.
• 정신 건강 관리: 만성 질환으로 인한 스트레스, 불안, 우울감 등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정신 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사구체 신염은 개인마다 질병의 경과와 치료 반응이 다를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관리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와 가족이 함께 질병에 대해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